그때는 몰랐다
일흔에 그토록 하고 싶은 말이
날마다 흐드러지던 말이 될 줄도
봄은 어찌나 짧은지
오나 보다 하면
호로록 꽃 잔치를 끝내 버린다
그렇게도 야박하게
애순아
어차피 사람 다 결국 고아로 살어
부모 다 먼저 죽어도
자식은 살아져
살면 살아져
살다 보면 더 독한 날도 와
살다가 살다가
한 번씩 똑 죽고 싶은 날이 오거든
두고 봐라
요 꽃물 빠질 즈음 되면
산 사람은 또 잊고 살아져
살면 살아져
손톱이 자라듯이
매일이 밀려드는데
안 잊을 재간이 있나